인생경영

수어에 관한 오해와 진실 4가지

멋진하프타임 2023. 7. 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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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문화 수준이 예전보다는 좋아진 면이 있지만, 농인에 대한 인식은 가야할 길이 더 남은 것 같습니다. 누구든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생각한다면, 이 주제가 그리 어려운 주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단일 민족에 단일 언어를 쓴다는 좁은 땅에서 약간의 다름을 이해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은 성숙한 사람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오해1, 수어는 국어보다 열등하다

아마 농인 인구가 청인 인구보다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인을 만날 일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청인의 입장에서 발성을 통한 말(대화)이라는 것은 일상에서 소통하는 주된 수단입니다. 그리고 그 근본에는 국어라는 언어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인 외모를 가지고, 한국인 처럼 사는데, 손짓으로 대화를 하니, 이상해 보이기도 하고, 낯설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뚫어지게 처다보면 안됩니다. 여러분이 친구와 대화하는데 누군가가 옆에 와서 귀를 대고 있다면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습니까..)

 

수어는 농인의 고유한 언어이며, 절대 국어보다 열등하지 않습니다.

이를 지지하는 법령으로, '한국수화언어법'이 있습니다.

 

한국수화언어법
제1조(목적) 
이 법은 한국수화언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밝히고, 한국수화언어의 발전 및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농인과 한국수화언어사용자의 언어권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수어는, 한 언어로써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수어가 국어보다 열등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영어가 국어보다 열등한가? 우월한가?라고 질문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것입니다.

 

법령에 적힌 글씨 만이 아닌, 국민의 문화속에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수어로써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오해2, 수어는 국어와 문법이 동일하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국어 단어를 수어로 하나씩 표현한다고 수어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서 부터 국어에 익숙한 청인이 참 넘기 힘든 허들중에 하나입니다.

통역사분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수어를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국어 문법이 나와서, 농인들이 알아 보지 못하는 문장을 표현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수어는 수어 문법이 있습니다. 하나의 언어이고 언어체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단순히 청인 기준에서 이런식으로 단어를 나열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심지어 관련 기관에 계신 분들중에서도 이런식으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충격이었습니다. 생각을 안하고 사시는 것일까요??

 

오해3, 전세계의 수어는 모두 동일하다

그렇지 않습니다. 나라마다 수어가 모두 다릅니다. 다만, 일본 수어와 한국 수어가 유사한 면이 많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 이후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에스페란토 처럼 국제 수어는 존재합니다. 

 

오해4, 농인은 머리가 나쁘다

이런 오해는 언어 소통 단절에서 오는 오해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태국에 갔는데, 태국어를 한 마디도 못합니다. 그래서 물어도 대답도 없고, 무엇을 물어볼지 알지도 못하고, 학교에 가도 무슨 소리인지 도통 모르겠어서, 먼산만 바라보고 딴짓을 합니다. 내가 뭔가를 말하고 싶은데, 소통이 안되니, 짜증이 올라옵니다.

그렇다고 여러분이 머리가 나쁘다고 말 할 수 있나요?

 

한글은 표음문자입니다. 즉, 소리를 기반으로 만든 문자입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농인의 입장에서는 소리가 없으니, 한글을 공부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생전 처음 보는 문자를 보여주면서, 그 문자가 어떤 소리인지 알지 못한 채 외우라고 하면 여러분은 어떤 심정일까요?

그런면에서, 한글을 읽고 쓰는 농인분들은 정말 머리가 좋은 분들입니다.

 

오늘 몇가지 오해에 대해서 다뤄봤는데요,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너무 쉬운 이야기들 입니다.

토끼는 땅에서 빠르지만, 거북이는 물에서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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